30여년간 200만권 이상 代 이은 책 기부
입력 2011-12-25 19:42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책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든지 달려가겠습니다.”
부산 기장군 정관면 주류도매업체 화인양주㈜ 최우영(42) 대표는 5개월 전부터 아동복지시설과 농촌지역 초등학교, 아동센터 등에 매달 2000∼3000권씩 모두 1만여권의 책을 기부했다.
최 대표의 책 기부는 아버지 최완(전 손기정공원문고 회장)씨의 영향이 컸다. 2006년 타계한 최완씨는 평생 200여만권의 책을 초등학교와 복지시설 등에 전달한 ‘책 기부왕’이었다.
경남 밀양에서 서점을 하면서 성공한 고인은 양식업을 하다가 실패했으나 ‘한번 실패가 영원한 실패는 아니다’라는 책 덕분에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었다. 고인은 외딴 섬의 한 초등학교에서 책을 구한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200권의 책을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30년 넘게 기부를 이어갔다. 그동안 보낸 책은 100여억원어치에 달한다.
무려 200만권이 넘는 책이 전국 각지로 보내면서 최씨 가족은 수입의 상당부분을 책 구입에 사용하느라 전세나 월세방을 전전해야 했다.
최 대표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전국의 교도소와 군부대, 초등학교 등에 책을 전달하면서 자연스럽게 기부에 익숙해졌다. 아버지의 도움 없이 혼자의 힘으로 지금의 사업체를 일군 최 대표는 ‘책 기부왕’의 아들답게 회사 수익의 1%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책을 기부하기로 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