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김정은, 곧 최고사령관 추대

입력 2011-12-26 00:02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후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정점으로 한 군부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될 것이 확실해졌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을 이른 시일 내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함으로써 정권의 안정을 도모할 전망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5일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최고 권력층 동향을 종합해 볼 때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군 고위간부들의 힘을 모아 김정은을 떠받드는 형태가 될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하루 전인 24일 ‘우리의 최고사령관’이라는 장문의 정론에서 “우리는 심장으로 선언한다. 김정은 동지를 우리의 최고사령관으로, 우리의 장군으로 높이 부르며 선군혁명 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금까지 국가 정책과 비전 등 주요 사안을 노동신문을 통해 제시해 왔고, 정론은 노동신문의 글 중 가장 권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신문이 추대 분위기를 만든 만큼 앞으로 북한 각계 각층에서 최고사령관직 승계 요구가 이어지고 김정은은 이를 받아들이는 형식으로 최고사령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김정은 동지시여, 인민이 드리는 우리 최고사령관 동지의 그 부름을 안으시고 김일성 조선을 영원한 승리로 이끄시라”고 강조해 김정은의 최고사령관직 승계가 추대형식을 통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은 20년 전인 1991년 12월 24일 당 중앙위원회 제6기 19차 전원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에게 이와 같은 추대 방식으로 최고사령관직을 부여했다. 조선중앙TV도 “선군혁명의 최고사령부에 장군님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 계시는데 왜 편지를 보낼 곳이 없고 왜 편지를 받으실 분이 없겠습니까”라는 내용의 ‘최고사령부로 보내는 편지’라는 시를 공개했다.

이 방송은 김정은이 김 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조문하는 장면을 전하면서 대장 계급장을 단 군복 차림의 장성택 모습을 방영했다. 장성택이 군복 차림을 하거나 대장 칭호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장성택은 김정은의 우측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바로 옆에 서 권력서열이 급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김정은 체제 안정 여부가 고모부인 장성택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며 “그가 김정은을 깍듯이 모시는 모양새를 취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장성택의) 막후 섭정체제가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