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원유수입제재안에 반발한 이란… 호르무즈 해협서 해상훈련
입력 2011-12-25 19:09
이란 해군이 핵개발 의혹에 따른 미국의 원유수입제재안 등에 대항해 24일(현지시간)부터 열흘간 걸프만 입구 호르무즈 해협 주변에서 훈련에 돌입해 이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국영 TV와 AP 등에 따르면 ‘벨라야트-90’으로 명명된 이번 훈련은 아라비아반도 남단 앞바다에서 호르무즈 해협 동쪽 아덴만의 홍해 진입구에 이르는 2000㎞ 해역에서 펼쳐진다. 훈련에는 서로 다른 급의 잠수함과 전투함, 지대해(地對海) 미사일 시스템, 어뢰 등이 동원된다.
이란 해군 사령관인 아미르 하비볼라 사야리는 “이 지역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벌이기는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핵무기 제조 의혹을 받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국제사회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유조선의 약 3분의 1이 통과하는 길목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해협을 지나면 광대한 아라비아해와 아덴만이 나온다.
이에 걸프협력협의회(GCC)는 이번 훈련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는 상황에 대비해 우회 송유 루트를 모색할 것이라고 GCC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25일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GCC 석유장관 회담에서 우회 루트 문제가 비중 있게 논의될 것이라고 전했다. GCC 관계자는 GCC 일부 석유장관에 의해 몇 개 우회 루트가 제기됐다면서 사우디 동부를 관통해 홍해로 이어지는 길이 1192㎞의 페트로라인이 그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 라인은 하루 48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도록 건설됐지만 사우디 측에 의하면 그 절반밖에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배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