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어디에 있나요” 美 항공사령부에 전화 쇄도

입력 2011-12-26 00:23

24일 저녁 아기 예수의 탄생지인 팔레스타인 베들레헴. 10년 만에 최대 인파인 5만여명의 관광객과 순례자들이 예수 탄생을 축하하며 지구촌의 평화를 기원했다.

성탄교회에서 열린 자정 미사에서 파우드 트왈 예루살렘 총대주교는 시리아와 이집트, 이라크, 북아프리카 등 전 중동에 화해와 평화가 회복되기를 기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상업주의에 물든 성탄절을 개탄했다. 그는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린 성탄전야 미사에서 “오늘날 크리스마스는 상업적인 기념일이 됐으며, 화려한 조명이 하느님의 겸손함이라는 신비를 가리고 있다”며 “크리스마스의 피상적인 화려함과 계몽적 이성을 극복하고 하느님의 겸손함을 발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의 기적’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해졌다. 필라델피아의 한 교회 직원은 지난 21일 교회 밖을 청소하던 중 상자 하나를 발견, 쓰레기들과 함께 그것을 버리려는 순간 희미하게 들리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상자를 열어보니 그 안에는 빨간색과 흰색의 격자무늬 담요에 싸인 여자아기가 작은 소리로 울고 있었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구조대는 아기를 병원으로 긴급히 옮겼고, 의료진은 생후 5시간밖에 안 되고 몸무게도 2.5㎏에 불과한 아기가 이처럼 건강한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 아기를 입양하겠다는 문의 전화와 기부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미국의 북미항공우주사령부(NORAD)엔 이날 “산타 할아버지가 지금 어디 있느냐”고 위치를 묻는 전화가 평균 1시간에 8000통이나 걸려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하늘을 상시 모니터하는 NORAD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산타 할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지난 1955년부터 해마다 이날이면 ‘산타의 위치’를 추적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한편 성당과 교회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유혈사태도 발생했다. 25일 나이지리아 수도 아부자 외곽 마달라의 성 테레사 성당에서 폭발이 발생해 최소 25명이 숨졌다고 현지 구조 당국이 밝혔다.

또 같은 날 나이지리아 중부지역 조스 시의 한 교회에서도 폭발이 발생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그동안 과격 이슬람 무장단체인 ‘보코 하람’이 성당·교회 등을 상대로 여러 차례 테러를 자행해 왔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