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번진 詩心… 갤러리서림 ‘시가 있는 그림’전 어느덧 25돌

입력 2011-12-25 19:01


시인 출신인 김성옥 갤러리서림 대표가 1987년 국내 처음 시화전(詩畵展) 형식으로 기획한 ‘시가 있는 그림’ 전이 올해 25회째를 맞아 30일까지 서울 청담동 갤러리서림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인 박희진(80) 시인의 시를 주제로 삼았다.

박돈 이중희 박철 김광문 이명숙 노태웅 이희중 황주리 김선두 이영선 정일 임상진 금동원 등 작가 13명이 박 시인의 시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동양화, 서양화, 설치작품 등 20여점을 선보인다.

“내 안의 영원과 바다의 영원이/하나로 꿰뚫리는/순간 펑! 하는 소리와 함께/수평선 박차고/휘황찬란한 여의주 떠오르네/삼라만상은 차츰 제각기/제빛깔 제모습 제가락 되찾으며/대우주교향악을 합주하기 시작하네.” 박 시인의 ‘해돋이’는 원로화가 박돈이 태양이 붉게 떠오르는 가운데 광야에서 말 달리는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화가 이희중은 중학교 때 은사였던 박 시인의 ‘지상의 소나무는’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지상의 소나무는 하늘로 뻗어가고/하늘의 소나무는 지상으로 뻗어와서/서로 얼싸안고 하나를 이루는 곳/그윽한 향기 인다 신묘한 소리 난다”라는 시 구절이 소나무, 달빛, 나비가 어우러진 그림과 하모니를 이룬다.

한지 작가 박철은 ‘검은 그랜드 피아노 앞에’라는 시에서 모티브를 얻어 피아노 건반과 악기의 형태를 세련되게 묘사했으며, 작가 이명숙은 자연과의 교감을 노래한 시 ‘흐름’을 선과 면을 통한 추상적 기법으로 나타냈다. 시와 그림을 나란히 배치해 관람객들도 화가가 받은 감동을 함께 느껴볼 수 있도록 했다(02-515-3377).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