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메이저 꿈… LAA 유망주 정영일 국내로

입력 2011-12-25 18:45

미국프로야구 LA 에인절스에서 뛴 오른손 투수 정영일(23)이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 유니폼을 입는다.

정영일은 “입단 제의를 받고 고민하다 결정을 내렸다”며 “전주에서 훈련 중인 고양 선수단에 26일 오후 합류할 예정”이라고 25일 말했다. 구단도 이날 정영일의 입단을 확인했다.

정영일은 “미국에 있다가 한국에 오니 설렌다”면서 “망가진 투구 폼을 돌려놓고 내년 시즌이 시작되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키 1m88에 몸무게 90㎏대인 정영일은 광주진흥고 재학시절 직구 최고 속도가 시속 150㎞에 육박한 우완 정통파 투수다. 고교 시절 김광현(SK), 임태훈(두산)과 어깨를 나란히 한 정영일은 2006년 4월 대통령배 대회 경기고와의 1회전에서 13¼이닝 동안 무려 242개의 공을 던져 ‘혹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이 경기에서 국내 고교 야구에서 최다 기록인 23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정영일은 연고 프로구단인 KIA의 제안을 뿌리치고 2006년 7월 에인절스와 계약금 100만 달러를 약간 넘는 금액에 사인해 메이저리거의 꿈을 이루는 듯했다. 하지만 팔꿈치 등의 잦은 부상과 재활로 지난 5년간 루키리그와 마이너리그 싱글A에서만 총 24경기에 등판해 33¼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결국 정영일은 지난 5월 에인절스에서 방출돼 ‘빅리거’의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김성근 전 SK와이번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고양 원더스는 KBO가 주관하는 프로야구 리그에는 참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야구단이다. 고양은 내년부터 프로 2군 리그(퓨처스리그) 소속팀들과 번외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전석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