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습 드러낸 ‘한국형 헤지펀드 1호’ 12개… 첫 설정 규모 1500억 그쳐 기대와 달리 미미한 출발
입력 2011-12-23 19:37
‘한국형 헤지펀드 1호’ 12개가 드디어 국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기대와 달리 출발은 미미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헤지펀드 운용 인가를 신청한 자산운용사 9곳에 대해 등록 심사를 마치고 인가를 완료했다고 23일 밝혔다.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은 헤지펀드 운용사는 동양·미래에셋·미래에셋맵스·삼성·신한BNP파리바·우리·하나UBS·한국투자·한화자산운용 등이다. 이들은 이날부터 12개의 헤지펀드 운용을 시작했다.
한국형 헤지펀드의 최초 설정 규모는 12개 펀드를 합쳐 15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예상치 5000억원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지난 16일까지 운용사들의 고유 재산 동원, 프라임브로커(전담중개업자)로부터의 조달 등 방법으로 자금을 모았지만 목표액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업계는 헤지펀드 성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면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가 시작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헤지펀드의 초기 운용은 국내를 포함해 아시아지역 증권에 대해 ‘롱숏 전략’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롱숏 전략이란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팔아 수익을 내는 운용방식을 의미한다. 운용보수는 0.3∼1% 수준이다. 목표 수익률(5∼7%)을 뛰어넘는 수익을 거둘 때 적용되는 성과보수는 초과 수익의 10∼20%로 책정됐다.
운용사들과 프라임브로커 업무 계약을 맺은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5개 펀드), 대우증권(3개), 삼성증권(2개), 한국투자증권(2개) 등 4곳이다. 아직 자기자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현대증권은 오는 29일 유상증자를 완료한 뒤 프라임브로커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