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이희호·현정은, 김정은과 독대할까

입력 2011-12-23 19:24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남측 조문단이 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과 독대할 수 있을까.

23일 통일부 등에 따르면 이 여사와 현 회장을 비롯한 조문단은 26일쯤 1박2일 일정으로 방북할 전망이다.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를 거쳐 차편으로 평양에 들어가게 된다. 김정은은 현재 상주 자격으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어, 우리 조문단과도 인사를 나눌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김정은이 별도로 조문단과 만날 것인가에 쏠려 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서 이 여사와 김정은과의 면담 가능성에 대해 “북한 쪽 사정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김 전 대통령 서거 때 북한 조문단이 이 여사를 방문해 상주를 위로했기 때문에 이 여사도 자연스럽게 김정은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6·15 공동선언실천과 금강산사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 사업인 만큼 남측 조문단을 소홀히 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독대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남측 조문단과 별도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 여사 측은 남북 이산가족상봉문제와 6·15 공동선언실천 등을, 현 회장 측은 금강산 관광재개와 남북경협 등과 관련한 대남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외교가에서는 양측 간 독대가 성사되지 않더라도 김정은이 조문기회를 활용해 대남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통일부와 이 여사 조문단 측은 수행원 동행 범위를 놓고 힘겨루기를 계속했다. 이 여사 측은 수행인원에 민주당 박 의원과 임동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참여시키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통일부는 “정치인은 수행인원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박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최보선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남측 조문단의 방북 문제를 계속 조율 중”이라며 “조문단에는 이 여사 및 현 회장 가족과 수행인원, 정부 측 실무자 2∼3명이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