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만 되면 ‘춥다 추워’ 동장군 맹위… 왜?

입력 2011-12-23 21:03


주말만 되면 추워지는 날씨에 나들이 가족, 운동족(族), 연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 아니라 ‘평일 예년기온, 주말 한파’가 반복되고 있다.

서울 반포동에 사는 회사원 최은성(30)씨는 지난 10월 동네 테니스장에서 운영하는 토요반에 등록했다. 하지만 최근 토요일마다 날씨가 추워지는 바람에 3주째 테니스를 배우러 나가지 못했다. 최씨는 “회비가 아까워 나가 볼까도 했는데 영하 10도 가까운 날씨에 운동을 하는 것이 오히려 몸에 무리가 갈 것 같아 쉬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우(40)씨도 약속을 지키라는 일곱살 아들의 등쌀에 시달리고 있다. 박씨는 “더 추워지기 전에 놀이공원에 가자고 지난달 아들한테 약속했는데 이달 들어 주말마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 놀러 갈 엄두를 못 내고 있다”면서 “한파 때문에 거짓말쟁이 아빠가 됐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이달 들어 평일에는 예년 온도를 유지하다가 주말에 갑작스런 한파가 찾아오는 현상이 3주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일(목요일)에 0.2도였던 서울 기온은 9일 영하 4.4도로 내려가더니 10일(토요일)에는 영하 4.9도로 급격히 떨어졌다. 또 14일(수요일)에 영하 1.1도였던 기온이 16일 영하 8.6도를 기록했다가 17일(토요일)에 영하 10.6도까지 떨어지며 올 겨울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이번 주도 마찬가지다. 주중에 예년과 비슷했던 기온이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말에 급격히 내려갈 예정이다. 21일(수요일) 영하 2도였던 서울 최저기온이 23일 영하 11도까지 떨어졌다. 24일(토요일)에 서울이 영하 6도, 춘천은 영하 11도를 기록했다가 크리스마스인 25일(일요일) 서울이 영하 11도, 경기도 문산은 영하 16도까지 떨어지는 등 강추위가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올 겨울 일시적으로 대륙고기압이 확장돼 추웠다가 다시 회복되며 예년 기온을 회복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륙고기압이 확장된 시기가 주말과 맞물리며 기온이 급격히 내려간다는 것이다. 지난해 기압 변화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지속적인 한파가 찾아 왔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다.

기상청은 또 내년 1∼3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내년 1∼3월 기온의 변동 폭이 큰 날이 많고 강수량도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크게 오르고 내리는 날이 많아 건강 관리나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