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통일부 자료집에도 생일 기재 안돼… ‘김정은 정보’ 깜깜

입력 2011-12-23 20:58


“대체 김정은은 몇 살이야.”

북한이 모든 매체를 동원해 연일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전하고 있으나 정작 우리 정부는 그의 정확한 나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언론들도 27살, 28살, 29살로 제각각 보도하고 있다.

통일부가 올 초 발간한 ‘북한 주요인물 2011’에도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생일은 기재돼 있지 않다. 단지 출생란에 ‘83년생·84년생 설(82년생으로 조정 설)’로 기록돼 있을 뿐이다.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1983년 1월 8일 태어났으나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1912년 출생),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1942년 출생) 생일과 ‘10년 주기’를 맞추기 위해 태어난 해를 1982년으로 조작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확인된 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도 원래 1941년생이었으나 1942년생으로 생일을 바꾼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김정은의 결혼 여부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인명집 가족관계란에는 아버지·어머니와 형 김정철, 동생 김여정만 있고 배우자와 자녀에 대한 기록은 없다. 다만 탈북자 등의 증언을 통해 김정은이 결혼했고 슬하에 딸 하나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일본 언론이 지난 10월 김정은이 지난해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2살 연하의 함경북도 청진 출신 여성과 결혼했다고 보도했으나 이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초 ‘김정운’으로 알려졌던 이름이 김정은으로 확인된 것도 오래 전 일이 아니다. 김정은이 2008년 개명해서 이름에 혼선이 생겼다는 설도 나돈다.

북한이 아무리 철저히 외부와 고립된 사회라 하더라도 김정은에 대한 기본적인 인적사항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 인적정보망(휴민트)이 사실상 와해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한 북한 전문가는 23일 “김정은이 후계자로 내정된 것은 2009년 1월”이라면서 “대북정보 수집의 어려움을 이해하지만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김정은에 대해 주목하지 않은 것은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도 마찬가지라는 게 대북소식통들의 전언이다. 북한 주민들에게조차 김정은의 경력은 물론 나이조차 베일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신문이나 텔레비전 또는 각종 교양시간을 통해서도 김정은의 나이가 몇 살인지 들어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또 그의 생모 고영희가 귀국자(재일교포) 출신이라는 사실도 대다수 주민들은 모른다고 한다. 설사 알더라도 이름만 알고 있을 뿐 고영희가 조총련계 재일교포 출신이고, 만수대 예술단 무용수였다는 사실은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흥우 선임기자 h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