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김정일, 9월부터 건강 악화 징후”

입력 2011-12-23 18:50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 3개월 전인 지난 9월부터 건강 악화 징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중국에 있는 대북 소식통들에 따르면 지난 9월 헝가리와 프랑스, 중국 등 외국의 저명 의사들이 대거 중국을 거쳐 평양에 들어갔다.

한 소식통은 “당시 북한에 들어간 외국 의사들은 심장질환 전문의들”이라며 “북한의 요청으로 서둘러 입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당시 단둥지역에서 외국 의사들이 김 위원장을 치료하기 위해 평양으로 들어갔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그러나 이후에도 김 위원장이 현지 시찰에 나서는 등 활발하게 활동해 일시적 장애일 뿐 병세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여겼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지나고 보니 김 위원장의 건강이 그때부터 나빠졌던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과시하려고 일부러 활동 폭을 더 넓혔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매체들도 당시 한동안 김 위원장의 동정을 보도하지 않아 의혹이 증폭됐다.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 9월 11일 북한의 전국여맹예술소조 종합공연을 관람했다고 전한 뒤 같은 달 23일 촘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과의 회담 소식을 전할 때까지 열흘간 김 위원장의 동정을 일절 전하지 않았다.

같은 달 12∼16일 북한을 방문했던 인도네시아의 전 대통령 메가와티 수카르노 푸트리가 이끄는 투쟁민주당 대표단도 김 위원장과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취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단은 방북 기간 최태복 조선노동당 서기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만 면담했다.

당시 인도네시아 투쟁민주당 간부 안드레아스 바레이라는 외신에 “김 위원장과 회담하기 위해 선물까지 준비해 갔으나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만남이 취소됐다”며 “어디가 얼마나 아픈지는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