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사는 동서양 권력이 교차하는 과정 ‘동양과 서양’
입력 2011-12-23 17:39
동양과 서양/노스코트 파킨슨(김영사·2만원)
인류사를 동서양 권력이 교차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역사란 마치 시소처럼 한쪽이 솟으면 반대편은 떨어지고 바닥을 치면 다시 튀어 오른다. 고대에 동양이 득세하다 로마제국 때 서양이 강해지고, 이슬람 및 중국 문명이 중세에 힘을 쓰다가 근대에는 서양에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식이다.
이런 서술은 유럽사를 벗어나려 애쓴 공이 있다. 하지만 저자의 관심과 지식은 여전히 유럽 중심인 듯 보인다. 동서양 개념도 피상적이다. 지도 중앙에 선을 긋고 오른쪽 동양, 왼쪽 서양으로 나누다 보니 동아시아·인도·이집트·이슬람 문명이 뭉뚱그려 동양이 돼버렸다. 북아프리카의 이집트가 같은 지중해 문화권인 그리스보다 중국 문화와 더 비슷하다는 뜻인데, 이건 납득하기 어렵다. 1960년대 쓴 책이라는 걸 감안할 필요는 있다. 온통 서구의 세상이던 시절, 세계를 동서양의 패권다툼으로 바라봤다는 게 신선했겠다. 19세기 중반 이후 동양이 재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은 21세기 지형도를 고려하면 결과적으로 올바른 예측이 됐다. 저자는 영국의 저명한 해양 사학자. 안정효 옮김.
이영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