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에 산불… 또 中 어민들이?
입력 2011-12-22 22:31
강풍으로 홍도에 피항 중이던 중국어민들이 불꽃놀이를 하다 산불을 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경 특공대원을 중국인 선장이 살해한 사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격한 감정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발생해 파장이 예상된다.
22일 12시50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천연기념물 170호)에서 산불이 나 노송, 잣나무, 밤나무 등을 태우고 1시간40여 분만에 진화됐다.
불이 나자 공무원과 주민 50여 명이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흑산도와 홍도 일대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돼 소방헬기와 추가 인력을 지원받을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
불이 난 지점은 홍도리 남문 쪽 동굴 위 야산으로 절벽이 200m가량 이어져 주민들은 배를 타고 진화작업을 벌였다. 주민들은 이날 산불이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절벽 두 군데에서 발화한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피항을 위해 정박 중인 중국어선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들은 동지에 불꽃놀이를 하는 풍습이 있는데 선원들이 비상용 신호탄으로 불꽃놀이를 하다 불을 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불이 난 곳은 민가와 정반대 쪽인데다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깎아지른 절벽이어서 이러한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홍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었기 때문에 외부에서 들어온 관광객이 없는데다 화재 현장 바로 앞에 중국어선들이 피항 중이었다.
국립공원 홍도탐방지원센터 이국성 센터장은 “중국 어민들이 불이 난 절벽 20여m 거리에서 폭죽을 터뜨렸을 가능성이 높다”며 “불이 난 곳은 민가와도 정반대에다 낚시할 수 있는 곳도 아니어서 불이 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가 끝나는 대로 정확한 피해상황과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신안=이상일 기자 silee06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