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선언] “천안함 책임자 사망… 상황 변해” 정부, 北 새 지도부에 잇단 유화 제스처

입력 2011-12-22 21:37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주민에 대한 위로 등) 우리가 취한 조치들은 북한을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걸 북한에 보여주려 한 것”이라며 “북한 사회가 안정되면 이후 남북관계는 얼마든지 유연하게 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남북관계 개선의 최대 걸림돌이던 천안함·연평도 사태와 관련해 “최종적, 궁극적 책임은 김 위원장에게 있다고 봐야 한다”며 “천안함 폭침 때와 지금 상황의 가장 큰 차이는 김 위원장 사망”이라고 말했다. 이는 책임자인 김 위원장이 사망함에 따라 남북 모두가 천안함·연평도 문제에서도 좀더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공개 언급은 북한 주민에 대한 위로 담화, 제한적 조문 허용, 성탄트리 점등 유보, 군 경계태세 격상 자제 등 일련의 유화 조치에 이어 나왔다. 정부가 북한 새 지도부를 향해 사실상 관계 개선 제의를 보낸 것이다.

조문을 수용하며 일단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입장은 다음달 초 발표될 2012년 신년사 등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황우여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원혜영 공동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 등 여야 교섭단체 지도부를 만나 “북한 체제가 확립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북한이 빨리 안정되는 게 한·미·중·일·러 등 주변국 모두의 이해와 일치한다”고 했다. 또 “내년에 중국을 처음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며 “중국과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대북 정보력 문제와 관련해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국가정보원장, 외교부·통일부 장관을 해임할 사안은 아니다. 정보 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급히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가서 중국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 특별대표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 정세와 6자회담 문제를 논의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