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선언] 친구·지인들이 본 김정은 스타일… 남 실수 못참고 ‘버럭’ 화내

입력 2011-12-22 21:23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봤던 외국인 친구와 지인들은 그가 지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 승부사 근성이 강한 인물로 기억하고 있다.

김정은이 1993년부터 98년까지 다녔던 스위스 베른 국제사립학교의 동급생 친구였던 포르투갈인 조엘 미카엘로씨는 한 서방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묵하고 얘기를 잘 하지 않았지만 운동할 때면 매우 경쟁적이고 지는 걸 싫어했다”고 말했다. 미카엘로씨는 김정은이 스스로 ‘김정일 아들’이라고 밝히고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던 절친한 사이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전속요리사로 88년부터 2001년까지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씨는 “김정은은 농구 경기에서 자신의 팀이 지면 ‘너 때문에 득점을 못 올렸어. 알았어’라며 실수한 선수에게 큰소리로 야단을 치고 불같이 화를 내곤 했다”고 회고했다. 후지모토씨는 “김정은이 열두 살 때 여동생이 ‘작은 오빠’라고 부르자 불같이 화를 냈다. 이후 나는 김정철을 ‘큰 대장동지’, 김정은은 ‘대장동지’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정은을 7세 때 처음 만났는데 일본이라는 말에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김 위원장이 “인사드려야지”라고 권하자 마지못해 손을 내밀었다고 전했다.

베른 국제사립학교에서 그와 농구를 자주 했던 친구 마르코 임호프씨도 “숙소에서 요리사가 좀 차가운 스파게티를 전네주자 정은이 벌컥 화를 내 요리사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쩔쩔매는 모습을 보고 놀란 적이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이 98년부터 2000년까지 다닌 베른의 리버펠트-슈타인휠츨리 공립학교 수학교사였던 페타 부리씨는 “수학과 체육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근면하면서도 야심이 있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