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금융가 ‘기부상품’ 출시 붐… “탐욕 오명 씻고 따뜻한 이미지 쌓기 노력할 것”
입력 2011-12-22 18:22
탐욕 논란에 휩싸였던 금융권이 연말을 맞아 기부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상품 판매로 연결시키는 등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힘들이지 않고 재테크를 하면서 온정을 베풀 수 있어 반응이 뜨겁다. 업계는 자체 봉사활동도 펼치며 ‘따뜻한 금융’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부활동에 참여한 고객에게 금액에 관계없이 금리를 우대해주는 ‘참! 좋은 기부적금’을 출시했다고 22일 밝혔다. 가입기간 헌혈증서 등 기부확인서류만 제출해도 연 0.3% 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준다. 자동이체 우대이율(연 0.5% 포인트)까지 합하면 최고 연 4.1%까지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들어 한 번도 온라인뱅킹을 이용하지 않은 고객이 23일까지 로그인하면 한 명당 1000원씩 기부하는 행사를 시작한다. 적립된 기금은 소외계층에게 전달된다. 사회공헌 활동과 거래 활성화를 동시에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도 최근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나눔 정신을 이어가고자 만든 모금 전문 법인 ‘바보의 나눔’ 기부상품을 내놓았다. ‘바보의 나눔 통장·적금·체크카드’에 가입한 고객 수만큼 100원씩을 하나은행이 자체 출연해 재단에 기부한다. 이 돈은 다문화가정을 돕는 사업에 사용된다.
국민은행 ‘KB내고장사랑예금’에 가입하는 경우 만기이자 1%를 국민은행이 고객이 지정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해준다. 농협은 ‘행복한 대한민국 통장’ 판매액의 0.1%를 자체 기금으로 출연해 어려운 이웃을 위해 활용한다.
금융권은 고물가 직격탄을 맞은 소외이웃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체 봉사활동도 벌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서울시 사회복지협의회와 공동으로 ‘따뜻한 사랑 나눔 캠페인’을 실시한다.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그룹사 사장단, 임직원 250여명은 이날 서울 중계동 104마을을 찾아 차량 진입이 불가능한 고지대 소외계층 가정에 리어카와 지게를 이용해 연탄 3만7000장과 김장김치 10t을 전달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이날 연말 송년모임 대신 봉사활동을 펼쳤다.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 임직원 170여명은 서울 을지로 본사 대강당에 모여 미혼모와 어려운 이웃의 신생아 자녀를 위한 배냇저고리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다. 한국정책금융공사는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동천요양원을 방문해 지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펼쳤다. 우리금융지주,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직원들이 직접 김장김치를 담가 소외이웃에게 전달하는 등 연말 봉사활동에 나섰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