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해외파들 연봉 인플레 때문에… 프로야구 구단-선수 협상 난항

입력 2011-12-22 17:58

대형 FA(자유계약선수)의 이적과 해외파 유턴으로 뜨거웠던 프로야구 스토브리그는 요즘 연봉협상이 한창이다. 하지만 FA와 해외파의 유례없는 연봉 계약 때문에 각 구단과 기존 선수들 사이의 협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예년 같으면 상당 부분 마무리 됐을 연봉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은 FA와 해외파의 연봉 인플레 때문이다. 삼성으로 돌아온 이승엽이 총액 11억원(옵션 3억원 포함)으로 국내 프로야구 연봉의 새 역사를 쓰자마자 김태균은 옵션 없는 보장금액만 15억원으로 이를 훌쩍 넘겼다. FA 중에서는 이택근이 넥센과 4년간 50억원, 정대현이 롯데와 4년간 36억원에 계약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비록 계약이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롯데는 FA 이대호(오릭스)에게 4년간 100억원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FA와 해외파의 대박 계약은 다른 선수들의 기대심리를 높이는 동시에 박탈감을 주고 있다. 이들 FA와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기존 선수들의 연봉과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존 선수들은 “이번 연봉 협상에선 절대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까지 연봉 협상이 가장 많이 진척된 구단은 롯데다. 롯데는 2012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64명 중 78.1%인 50명과 계약했다. 그리고 뒤를 이어 LG가 53명 중 36명(68%), SK가 46명 중 31명(67.4%), 두산은 46명 중 30명(65.2%), KIA가 56명 중 19명(33.9%)과 계약했다. 하지만 김태균과 박찬호를 영입한 한화, 이승엽을 영입한 삼성 그리고 이택근을 데려온 넥센은 아직까지 기존 선수들과 연봉 협상 결과를 한 차례도 발표하지 못했다.

다만 이들 구단들 모두 팀의 주축인 중고참 선수들과는 아직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는 점에선 동병상련이다. 특히 올해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들일수록 각각의 소속 구단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양상이다. 국내 프로야구가 제대로 된 연봉 산출의 근거가 없기 때문에 매년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지만 올해는 연봉 인플레 때문에 좀더 시끄러울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