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선언] 호텔·상점 다시 문 열고 단둥·신의주 교역 전면 재개

입력 2011-12-22 18:18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추모가 계속되는 가운데 평양 시내 및 북한 국경 주변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북한 주재 류훙차이(劉洪才) 중국대사는 21일 김 위원장의 관 앞에 중국 당·정·군 명의의 화환을 헌화하고 조문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류 대사는 김 위원장의 관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찾아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국인민대표대회 상임위원회, 국무원, 중앙군사위원회 등의 명의로 된 화환을 전달했다. 류 대사는 “김 위원장 사망에 대해 당과 정부, 국민이 갖는 애도를 전한다”면서 “북·중의 전통적 우호관계는 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앞으로 조전을 보내왔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카터 전 대통령이 조전에서 북한 주민에게 애도의 뜻을 표했고 영도자로서 새로운 책임을 맡게 된 김 부위원장에게 성과가 있기를 축원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김 위원장 사망에 따른 내부 혼란을 조기 수습하고 사회 안정을 꾀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신화통신도 평양발 보도에서 추모 분위기 속에서도 이제 평양시가지가 정상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망 소식 발표 후 이틀간 문을 닫았던 호텔과 상점들이 정상 영업을 하고 있으며 시 공무원들도 정상 근무를 시작했다. 국가도서관인 인민 대학습당에도 사람들의 출입이 시작됐다.

하지만 여전히 거리에 오가는 행인들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고, 조문장소 부근에만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있다.

김일성 광장에 마련된 조문소에선 꽃다발이나 조화를 든 사람들이 현장지도원의 지휘 아래 차례로 헌화하고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일부 사람들은 눈물을 흘리며 한동안 자리에 서 있었고 현장에 있는 여성 안내자는 간간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내며 비통한 어조로 조문객들을 안내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사망 발표 후 잠시 중단됐던 단둥∼신의주 간 교역도 22일부터 전면 재개됐다. 이날 오전 물품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들이 잇달아 단둥 해관에서 북한 입국 수속을 마친 뒤 압록강 철교를 건너 신의주로 넘어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단둥의 한 무역상은 “(현재) 교역량이 이달 초보다 줄긴 했지만 예년과 별반 다르지 않을 만큼 교역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과 평양을 잇는 베이징행 국제열차도 정상적으로 운행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중국 관리와 무역상들을 인용해 북 당국이 21일부터 일부 국경 통행 지점을 개방했다고 밝혔다. WSJ는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에서 소수의 미니버스와 트럭이 오가는 것이 목격됐다고 전했다.

양지선 기자 dyb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