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 선언] 김정남·김평일, 김정일 장례식 참석할까… 각각 마카오·폴란드에 머물러
입력 2011-12-22 18:19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나흘째인 22일에도 조문행렬은 이어졌다. 하지만 정작 후계자 김정은을 제외한 김 위원장의 일가 친족은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잇단 조문·조의=북한이 김 위원장을 추모하기 위해 유엔 총회 측에 1분간 묵념을 제안했다고 22일 외교 관계자가 밝혔다. 이에 유엔 사무국은 북측의 이 같은 요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총회에서 묵념은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이뤄졌으며 9월에는 미국 9·11 테러 10주년을 맞아 추모 묵념을 한 바 있다.
지난 20일부터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설치된 김 위원장의 분향소에는 재미 친북단체 회원들의 조문이 잇따르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미국지역위원회 회원 5∼6명이 21일 다녀갔으며, 앞서 20일에는 재미동포전국연합 회원 15명 정도가 방문했다.
하지만 북한의 심각한 인권상황을 비판하는 인권결의안이 유엔 본회의에서 가결되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탓인지 조문객은 많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생모 김정숙의 생일인 24일엔 분향소를 열지 않는다.
31년간 장기 집권하고 있는 짐바브웨 대통령 로버트 무가베의 집권당은 김 위원장을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아프리카민족연맹-애국전선의 행정국장 다디무스 무타사는 국영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정일은 정당한 선거를 거쳐 선택받은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한편, 재일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김 위원장의 장례식을 앞두고 일본에 만경봉호의 재입항과 허종만 조총련 부의장 등의 방북 허용을 타진했다고 산케이신문이 보도했다.
조총련은 집권 민주당에 재입국이 금지된 간부 6명의 방북을 특례로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 실험을 한 2006년부터 간부 6명은 북한에 들어갈 경우 일본으로의 재입국이 금지돼 있다. 이밖에 북한 선박의 입항금지, 수입금지, 송금제한 등도 제재 대상이다.
◇김정일 패밀리 행방 ‘묘연’=김 위원장의 이복동생이자 13년째 폴란드대사를 맡고 있는 김평일(57)은 아직 폴란드에 머물며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인사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조문소 설치 등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장의위원에 포함되지 않은 그가 오는 28일로 예정된 김 위원장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북한으로 떠날지 아직 불투명하다. 그는 김 위원장과의 후계 경쟁에서 밀린 뒤 1988년 헝가리 대사를 시작으로 불가리아, 핀란드 등지에서 23년째 떠돌고 있다.
일찌감치 후계구도에서 밀린 김 위원장의 장남 김정남(40) 역시 아직 마카오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행적을 추적해온 베이징의 한 외교관은 이날 “최소 2∼3일 전까지는 김정남이 아직 북한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