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이후 기독교통일운동 위한 긴급좌담회

입력 2011-12-22 17:00


[미션라이프] “이제 남북관계는 새판짜기에 들어갔습니다. 한국교회는 남남갈등의 수구적 축이 아니라 화해와 협력의 선봉에 서야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북한 정세 파악과 기독교 통일운동을 위한 긴급 좌담회가 22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렸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주최한 이번 좌담회는 전환기 속 기독교 평화통일 운동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좌담자로 나선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과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정부가 언급했던 북한의 급작스런 붕괴는 오판이며 현재의 강경 대북정책을 거두고 1년간 대화와 협력에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장관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진 북한 정권은 단순 정권교체 차원이 아니라 김일성 주석의 사상과 권위, 통치철학이 그 시스템과 틀 속에서 계속 연장되기 때문에 급변사태의 가능성은 없다”며 “북미 북일 관계라는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반도 문제는 풀리지 않는데 그보다 앞선 선결과제는 바로 남북관계”라고 분석했다. 그는 “남북이 주도적으로 평화적 관계를 이루고 국제사회의 정책을 견인하기 위해선 정부가 진정성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인도적 지원과 금강산 관광 등을 통해 공존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2012년은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 주요 국가의 권력교체가 이뤄지는 중요한 시점인데 김 위원장의 급서로 첫 신호탄이 터졌다”면서 “북한의 새로운 리더십 창출은 새판 짜기의 가능성이 열린 것이기에 공동번영이라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현재의 구조는 남북한간 기 싸움이 한미 북중 동맹의 끈이 같이 연결된 채 폐쇄적 대립구조로 가고 있다”면서 “한반도 평화협력이 동북아 협력의 키라는 사실을 깨닫고 단기적 안정성을 갖고 유지될 북한 체제와 현실적 협상과 협력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들 두 사람은 한국교회가 통일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한국교회가 1980년대 도잔소회의와 글리온회의, 한반도평화통일을 위한 선언문 발표 등을 통해 통일운동을 주도했듯 한국교회가 예언자적 자세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은 한반도 통일운동에 끼친 영향이 지대하기에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발전적 관계를 만들어 가야한다”면서 “우리는 한반도 평화통일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는 신앙고백을 하고 민족사의 미래이자 희망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교회는 우리 내부에 있는 남북관계의 오해를 사실대로 규명해야 하며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하는 필요성을 알리는 등 세계교회를 움직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도 “한국사회는 이념적 양극화뿐만 아니라 이념적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면서 “통일과 대북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와 남남갈등은 이념적 양극화의 ‘뇌관’이라 할 수 있기에 교회가 진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 북한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귀띔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