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바뀌는 수능… A·B형 난이도 조절이 성패 좌우

입력 2011-12-21 21:13


2014학년도 수능시험 개편안

2014학년도 ‘수능시험 시행방안 시안’의 기조는 수준별 시험을 도입해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자는 것이다. 국·영·수는 현재 수능보다도 쉬운 A형 시험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문항 수도 줄였다. 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수준별 시험 도입이 입시부담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는 평가가 많다.

시안을 보면 국어는 현행 50문항에서 5문항이 줄어 45문항이 된다. 시험시간은 지금처럼 80분이며 배점은 100점이다. 그동안 출제된 국어 듣기평가는 “너무 쉬워 의미가 없다”는 이유로 지필평가로 대체된다. A형은 현재 수능보다 쉽게, B형은 현 수준으로 출제된다.

수학은 2014학년도 수능에서도 거의 변화가 없다. A형은 현행 인문계형인 나형, B형은 현행 자연계형인 가형이라고 보면 된다. 문항 수는 30문항이며 시험시간 100분, 배점 100점이다.

영어도 5문항이 줄어든다. 45문항을 70분 동안 치르며 배점은 100점이다. 듣기평가 수는 기존 34%에서 50% 정도로 확대된다.

탐구 영역은 사회 10과목, 과학 8과목 가운데 각각 최대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직업 과목은 17개 과목을 5개 시험과목으로 통합하고 이 중 1과목만 선택할 수 있다.

수험생은 학력과 진로 등에 따라 A·B형 중 택일하면 된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B형은 최대 2과목만 선택할 수 있고 국어 B와 수학 B는 동시에 선택할 수 없다. 따라서 인문계 상위권 수험생은 국어 B형·수학 A형·영어 B형을, 자연계 수험생은 국어 A형·수학 B형·영어 B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A형과 B형의 난이도 차이를 어떻게 적절하게 조절하느냐는 점이다. 국·영·수의 A·B형 간의 난이도 조절이 실패할 경우 어느 유형에 응시했느냐에 따라 수험생의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다.

주요 대학이 B형을 주로 반영할 경우 대다수 수험생이 B형 위주로 준비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승현 정책실장은 “학교 현장에서 A형과 B형을 구분해 대비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A형은 유명무실한 시험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며 “탐구과목 축소도 국·영·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쉬운 수능 기조에 수준별 시험까지 도입되면 수능 변별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대학이 수능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판단, 대학별 고사 강화 등의 입시전형 변화를 줄 경우 새로운 입시전형을 준비하는 부담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