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훈풍에… 증시·환율 기력 완전 회복

입력 2011-12-21 18:47


국내 주식·외환시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전 상황으로 회복했다. 금융시장은 북한보다는 유럽 재정위기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5.35포인트(3.09%) 오른 1848.41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45원 내린 1147.7원으로 마감됐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11.03포인트(2.25%) 올랐다.

증시 개장 전부터 해외 소식들이 호재로 퍼져 나갔다. 스페인은 현지시간으로 20일 금리를 크게 낮춰 단기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스페인은 원래 목표로 했던 45억 유로를 웃도는 56억 유로 규모로 만기국채 입찰 발행을 모두 마쳤다. 증시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됐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또 독일 IFO 연구소는 이달 IFO 기업환경지수(BCI)가 107.2로 지난달(106.6)보다 개선됐다고 발표했다. 기업환경지수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기업들이 현재와 미래의 경기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한다는 의미다.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 수치가 최근 1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도 긍정적인 소식으로 작용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제10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다소 출렁거렸으나 빠르게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생필품 사재기 현상도 없고 일상생활에 동요가 적은 것을 보니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했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신중한 투자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중장기적으로 ‘북한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신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북한 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가 단기에 김 위원장 사망 충격에서 벗어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잠재적인 악재를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도 해결되는 듯하다가 갑자기 다시 불거지는 흐름을 반복해왔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는 국가 간 이해관계라는 특수성 때문에 문제 해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