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대위 내주 초 구성될 것”
입력 2011-12-22 00:28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취임 이후 첫 공식 회의를 주재했다. 5년6개월 만에 당 운영 전면에 나선 박 전 대표는 특유의 ‘한마디 정치’가 아닌 ‘경청’하는 정치 스타일을 선보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 간담회에서 “힘을 모아 정치를 복원하고 국민의 삶을 알뜰하게 살피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19일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사태로 당 차원의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대신한 비대위원장 자격으로 공식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기보다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주의 깊게 듣는 데 주력했다. 특히 국회 조문단 파견 논란과 관련해 회의에 참석한 중진의원 개개인의 의견을 묻고 대답을 경청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 다른 대선 후보인 정몽준 의원은 조문단 파견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예산과 관련한 내년 경제운영의 기본 틀에 대해 당이 고민해야 한다. 가계부채 문제도 여야가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비대위원장은 22일 청와대에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회동에 참석해서도 ‘주로 대통령의 말을 듣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의 첫 공개 인사로 당 쇄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비대위원 인선은 다음 주 초쯤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구성은) 다음 주 초나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시국도 이렇고…”라고 말했다.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서도 “아직 (인선이) 완결되지 않았다. 계속 좀…”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비대위원 인선에는 최대한 신중을 기하는 한편 비대위원장 업무를 뒷받침하는 비서실 진용은 강화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도울 보좌역에 기획통이자 당 사무처 최고참인 이운룡 국장을 선임했고, 비서실 인원도 5명에서 7명으로 확대했다.
이날 박 비대위원장은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연쇄 회동을 갖고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정부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어 성 김 주한 미국대사와 만나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안보 행보를 이어갔다. 박 비대위원장은 “주변국 모두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것은 똑같을 것”이라며 “(북한이)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당내 대표적인 친이명박계 의원 모임인 ‘함께내일로’는 이날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소속 의원 13명이 회동한 뒤 사실상 해체를 선언했다. 모임 운영위원장인 임해규 의원은 “박 비대위원장이 계파에 구애받지 않고 활동하기를 바란다는 취지에 공감해 이번 모임을 끝으로 활동을 종료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함께내일로는 조만간 보도자료 등 형태로 해체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노용택 유동근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