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북중 접경지역, 北 전파방해로 휴대전화 불통
입력 2011-12-21 18:35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발표 3일째인 21일, 북한은 중국 접경지대 통제 강화에 나섰다. 통신방해 전파를 통해 휴대전화 사용도 규제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의 이탈을 막고 김 위원장의 사망과 관련한 악성 루머를 미리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두만강변에 위치한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 취안허(圈河)와 팡촨(坊川) 지역은 김 위원장 사망 뒤 인적·물적 교류가 중단됐다. 북한과 중국을 오가는 통로에는 무장군인들이 민간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었다. 취안허 세관은 문을 닫고 업무를 중단했으며 팡촨 입구에는 무장군인들이 신분을 확인하며 출입을 제한했다.
신의주 접경지역인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주민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단둥과 신의주 사이의 휴대전화 통화가 완전히 끊겼다. 단둥의 대북 무역상들은 중국산 휴대전화를 신의주 등 접경지역의 북한 파트너에게 보낸 뒤 중국의 통신망을 이용해 통화해 왔다.
하지만 이달 초부터 북한 당국은 방해전파를 보내며 이 지역의 휴대전화 통화 차단에 나섰고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이후 규제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신의주와 가까운 압록강변에서는 단둥 주민들 사이의 휴대전화도 자주 끊기고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중국과의 유선전화도 극히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군부대나 주요 행정기관은 허용되고 있지만 무역업체나 민간단체는 김 위원장 사망이 발표된 지난 19일부터 통화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단둥 북한 영사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이날도 북한 주민 수백명이 몰려들어 김 위원장을 추모했다. 조문객들은 김 위원장의 대형 영정 밑에 국화 꽃다발을 바치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후 잠시 묵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이들이 입고 온 코트와 재킷에는 김 위원장의 모습이 그려진 옷핀이 꽂혀 있었다. 영사관 직원들은 조문객들이 김 위원장의 생전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도 시청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줬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