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2011 스포츠어코드세계마인드게임즈

입력 2011-12-21 17:30


‘2011 스포츠어코드 세계마인드게임즈’가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중국 베이징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는 바둑, 체스, 장기, 브릿지, 체커 등 다섯 개 종목으로, 바둑은 단체전과 혼성페어전에 2개의 메달이 걸렸다.

단체전 한국대표로는 이세돌 9단, 박정환 9단, 최철한 9단, 이영구 8단, 김혜민 6단이 선발됐다. 중국은 구리 9단, 콩지에 9단, 파오원야오 9단, 씨에허 7단, 리허 3단, 일본은 야마시타 게이코 9단, 야마시로 히로시 9단, 오카타 마사키 9단, 사카이 히데유키 8단, 무카이 치아키 4단이 출전했다. 대만, 미국, 유럽연합팀도 참가해 모두 6개 팀이 경합을 벌였다.

2008년 열린 제1회 대회에서는 강동윤 9단이 개인전 금메달과 남자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여자단체와 개인, 혼성페어에서 중국에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한 만큼 이번 대회도 한·중 대결이 관심을 모았다.

14일까지 펼쳐진 단체전에서는 첫 상대인 대만에 고전을 했지만 3대 2로 승리를 거뒀고, 2라운드에서 미국을 5대 0으로 완파하며 순조로운 흐름을 보였다. 중국과 만난 3라운드는 금메달의 향방을 결정짓는 승부였다. 초반 흐름으로 보아 한국이 5대 0의 완봉승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철한과 박정환이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해 2대 3으로 끝이 났다. 4라운드에서 유럽연합팀에 5대 0으로 승리하고, 일본과의 마지막 6라운드에서는 4대 1로 승리를 거뒀지만 아쉽게도 은메달에 머물러야 했다.

이어 15일과 16일에 펼쳐진 혼성페어전은 최철한-김혜민이 한 조를 이루었고 중국의 콩지에-리허,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코-무카이 치아키가 출전했다. 단체전만큼이나 혼성페어도 자신할 수 없는 대회였지만 유럽연합팀을 꺾고 올라온 일본팀에 승리를 거뒀다. 중국도 대만을 꺾고 올라와 다시 한·중의 금메달 싸움이 재연됐다.

중반전에 치열한 전투를 치른 후 집요한 추격전을 벌인 한국은 마지막 착각으로 2집 반의 차이로 패배해 또 다시 은메달에 머물렀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싹쓸이 한 이후의 패배라 충격은 더욱 컸다. 금메달 2개를 차지한 중국 구리 9단은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약간의 체면을 회복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향후 한·중 대결에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대회의 결과는 단지 은메달의 의미보다는 앞으로 계속해서 펼쳐질 세계 최강국의 자리다툼이 치열함을 암시하고 있다. 어느 순간 무섭게 성장하며 1위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 아직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이세돌 9단을 꺾은 천스위엔 9단이 이끄는 대만도 방심할 수 없는 상대이다. 2012년 세계바둑계 판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