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英, 탈북자 4명 “김정일 사망 축하”… 北 대사관에 유인물 붙이다 몸싸움
입력 2011-12-21 21:37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을 대하는 해외 표정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있다.
영국 주재 탈북자 단체인 재유럽조선인총연합회 소속 회원 4명은 20일(현지시간) 북한 대사관에 설치된 조문소에 들어가려다 공관 직원들과 가벼운 몸싸움을 벌였다. 집회 신고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김정일 사망을 축하한다”는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붙이고, 꽃다발과 북한 개방을 촉구하는 전단을 대사관에 전달하려다 저지당했다.
북한의 우방국인 쿠바는 김 위원장 사망을 놓고 여론이 갈렸다. 쿠바 정부는 깊은 애도를 표하며. 22일까지 72시간 애도기간을 선포하고 조기를 게양했다. 그러나 카스트로 형제의 세습에 반대해 온 반체제 인사들은 이를 비난하고 있다. 미 폭스뉴스는 “쿠바인들은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망 기사를 읽기 원한다”고 전했다. 쿠바 유명 블로거 요아니 산체스는 “카스트로가 죽는다면 쿠바인들은 안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는 20일 오전 10시부터 김 위원장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수십년간 주민들을 억압하고 핵 개발에 나선 독재자의 이미지로 낙인찍힌 탓인지 분향소 주변은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직접 조문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유엔의 한 당국자가 밝혔다. 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도 이날 모스크바 주재 북한 대사관에 차려진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고 현지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조문록에 “김 위원장에게 깊은 존경의 뜻을 표한다. 러시아와 북한 간 전통 우호 선린 관계의 발전과 강화를 확신한다”는 글을 남겼다.
도쿄 지요다(千代田)구 후지미(富士見)에 있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중앙본부는 21일 오전 10시부터 외부 조문객을 받기 시작했다. 조총련 중앙본부가 문을 연 직후 30여분 만에 10여명이 잇달아 안으로 들어간 뒤로는 한동안 조문객의 발길이 뜸해졌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김 위원장 사망을 감안, 정례 군사훈련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대만 중화방송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알린 북한 조선중앙TV 이춘희 아나운서의 어투 등을 흉내 내 네티즌 등의 반발을 샀던 여성 앵커 량팡위를 전보 조치하기도 했다. 량팡위는 지난 19일 연분홍 치마저고리 차림에 이름도 ‘량춘희’로 달고나와 중국어와 한국어를 번갈아가며 뉴스를 진행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