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詩 순례] 성탄절의 촛불

입력 2011-12-21 17:38

박목월(1916~1978)

촛불을 켠다.

눈을 실어 나르는 구름

위에서는 별자리가

서서히 옮아가는

오늘 밤

크리스마스 이브에

눈이 내리는 지상에서는

구석마다 촛불이 켜진다.

믿음으로써만

화목할 수 있는 지상에서

오늘 밤 켜지는 촛불

어느 곳에서 켜들

모든 불빛은

그곳으로 향하는

오늘 밤

작은 베들레헴에서

지구 반바퀴의 이편 거리

한국에는 한국의

눈이 내리는 오늘 밤

촛불로 밝혀지는

환한 장지문

촛불을 켠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으면 마음속에 촛불이 켜집니다. 그 빛은 영혼을 위로해주고 낯선 여행길의 등불이 되어줍니다. 예수님은 구원의 빛으로 오셨습니다. 그를 받아들인 사람들 가슴마다 촛불이 하나씩 켜졌습니다. 이제 지구촌 곳곳에 성탄을 기념하는 촛불들이 켜지겠지요. ‘믿음만으로 화목할 수 있는 지상에 촛불’을 켜시길 바랍니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