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2008년 김정일 치료 프랑스 루 박사 “뇌졸중으로 혼수상태 北 의사들 두려워했다”
입력 2011-12-20 19:17
2008년 8월 프랑스 파리 생트 안 병원의 신경외과 전문의인 프랑수아 자비에 루 박사에게 다급한 연락이 왔다. 북한 측 관리였다. 그는 루 박사에게 비밀리에 북한으로 동행해줄 것을 요청했다. 환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북한 평양의 적십자병원에 도착했을 때 북측은 익명으로 된 환자들의 의료 기록을 보여주면서 의학적 조언을 구했다. 그중 한 명이 위중한 상태였다. 루 박사는 환자를 직접 보겠다고 요청했고, 몇 시간 후 북한 의료팀은 이에 동의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 보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누워 있었다. 그는 의식불명이었으며 위험한 상태였다.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현지시간) 루 박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루 박사는 2008년 8월과 9월 초 1∼2주 정도 북한에 머물렀다.
그는 당시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혼수상태였으며 자신의 치료 덕에 회복됐다고 회고했다. 루 박사는 “내 임무는 의학적 조언으로 위중한 상태에 있는 김 위원장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다”면서 “북한 의사들은 어떤 결정을 내리기를 두려워했고, 감정의 동요를 느끼지 않을 외국인 의사를 원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루 박사는 의사와 환자 간 비밀엄수 원칙을 언급하면서 김 위원장을 치료한 방법이나 자신이 추천한 약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루 박사가 프랑스로 돌아가기 전 김 위원장은 의식이 돌아왔고 말도 하게 됐다. 루 박사는 김 위원장이 프랑스에 심취한 것처럼 보였다고 회상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