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2012년 당원대회 해킹 비상”
입력 2011-12-20 18:22
내년 1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앞둔 미국 공화당에 해킹 비상이 걸렸다. 익명의 해커들이 표 집계 시스템 등을 공격, 공화당의 이 첫 대선 예비경선을 마비시키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20일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에 미국 정치체제의 부패를 비난하며 지지자들에게 ‘평화적인 방법으로’ 1월 3일 공화당 코커스를 마비시키자고 촉구한 컴퓨터 합성 음성파일이 올라왔다.
조사관들은 이 파일이 진짜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오와주 당국도 ‘평화적으로 코커스를 마비시키자’는 주장인 만큼 범죄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코커스를 주관하는 아이오와주 공화당은 전자시스템에 대한 보안을 크게 강화했다. 아울러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투표도 의무적으로 실시해 백업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관행적으로 아이오와주 일부 지역에서는 손을 들어 지지 후보를 지명해 왔다.
공화당은 해커들이 표를 집계하는 데이터베이스를 훼손하거나 코커스 결과를 공개하는 웹사이트를 마비시킬 가능성을 우려한다.
아이오와 공화당의 걱정에는 이유가 있다. 아이오와주는 미 대선 선거인단 수가 전체 538명 중에서 7명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대선 후보 경선 과정의 풍향계 역할을 해 왔다.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 1월 3일에 열리는 이 첫 경선을 통해 난립한 후보군들은 유력 주자 3∼4명으로 압축됐다. 해커 공격으로 집계가 늦어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하면 첫 대선 경선 일정이라는 아이오와 코커스의 전통적인 영향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오와대학 컴퓨터과학과 더글러스 존스 교수는 “코커스 다음 날 신문들의 주요 제목으로 뽑힐 유력후보와 탈락후보를 가를 데이터 집계와 통합 부문에 여러 취약점이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아이오와주 공화당 관계자는 “해커들이 침입해 선거 결과를 엉망으로 만들지라도 우리는 이를 복구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복구에는 하루나 이틀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