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칸촌 주민 “봉쇄 뚫고 나가자”… 12월 21일 인근 루펑市까지 5㎞ 시위 결의

입력 2011-12-20 21:49

중국 광둥(廣東)성 루펑(陸豊)시 우칸(烏坎)촌의 집단시위 사태가 21일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이 인근 지역까지 행진을 벌이기로 결의해 당국과의 유혈충돌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토지 강제 수용 문제를 둘러싸고 3개월 동안 시위를 벌이고 있는 주민들이 우칸촌에서 루펑시까지 약 5㎞를 행진하기로 해 중국 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우칸촌 주민 2만여명은 지난 9월 지방정부의 토지 강제 수용과 보상금 착복 등에 항의해 시위를 시작한 뒤 3개월 넘게 당국과 대치하고 있다. 우칸촌에서는 주민들이 참여한 집회가 계속되고 있으며 당국이 촌을 봉쇄한 채 식량 반입을 차단하자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식량을 나누고 있다.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19일에는 마을 광장에서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우리는 체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지방 공무원들에게 항의하는 것”이라며 토지 수용과 관련한 지방관리들의 부패 실상을 조사해줄 것을 중앙 정부에 촉구했다.

또한 공안에 구금됐다가 갑자기 숨진 시위 지도자 쉐진보(薛錦波·42)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시신 전달 등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시 당국자 및 공산당 지도자들이 촌에서 임시대표위원회 측과 대화를 가졌다”고 전했다.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로이터는 시위대 측이 행진을 취소하는 조건을 걸고 일단 시신 양도를 요구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당국 역시 주민들이 루펑시까지 가두시위를 강행할 경우 시위가 이웃 지역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촌 주변은 공안에 의해 철저히 봉쇄된 상태지만 유혈 충돌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