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매몰지 71곳 침출수 샌 듯
입력 2011-12-20 21:53
취약한 구제역 가축 매몰지 300곳 가운데 71곳(23.6%)에서 침출수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전국의 가축 매몰지 4799곳 가운데 유출 의혹이 제기된 곳, 대규모 또는 하천 인근 등 취약한 매몰지 300곳의 5m 이내에 관측정을 설치해 1년간 분기별로 조사한 결과 유출가능성이 높은 매몰지는 71곳이라고 20일 밝혔다. 매몰지 58곳은 지속관찰 대상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171곳은 침출수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는 사전 전수조사를 통해 고른 매몰지 300곳의 5m 이내에 10m 깊이로 관측정을 설치해 내외부 침출수, 지하수 특성, 수질 및 매립가스 등을 조사했다. 관측정 모니터링 해석요령에 따라 암모니아성질소가 10㎎/ℓ 이상, 염소이온이 100㎎/ℓ 이상인 경우 일차적으로 유출 가능성이 높은 단계로 파악된다. 지속관찰대상 매몰지는 암모니아성 질소와 염소이온의 농도가 기준보다 낮게 관찰되거나 감소추세인 경우를 가리킨다.
유출 가능성이 큰 71곳은 경기도가 33곳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12곳), 강원도(8곳), 충남(7곳), 충북(5곳), 경남(3곳), 전남(2곳), 인천(1곳) 순이었다. 제주도는 매몰지가 없고, 전북은 침출수 유출 가능성이 높은 매몰지가 없었다.
환경부는 이러한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내년 3월까지 매몰지 34곳은 옮겨 묻도록 하고 13곳은 차수벽 설치 등 정비 보강, 24곳은 침출수 수거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매몰지 주변 300m 이내의 지하수 관정에 대한 수질조사 결과에서는 침출수에 따른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매몰지 주변 300m 이내 있는 지하수 관정의 수질을 조사한 결과 3분기 기준 전체 8081곳 중 36%인 2917곳이 수질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환경부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축산폐수, 비료, 퇴비 등 매몰지 이외의 오염원에 의해 주로 질산성질소 등이 기준을 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이호중 토양지하수 과장은 “고농도 검출 관정에 대해 아미노산과 mtDNA 방법에 의한 추가 정밀분석을 실시했지만 침출수 영향이 확인된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환경과학원 김태승 토양지하수연구과장은 “동물의 몸이 썩은 침출수와 축산분뇨 등은 아미노산의 구성비가 다르다”면서 “유형분석을 통해 침출수의 영향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사대상 300곳을 제외한 매몰지는 관측정 설치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이 과장은 “매몰지 규모와 취약성에 따라 관측정 설치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면서 “지침을 좀 더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