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되어 장로교 역사에 새 장 열자” 한목소리… 예장 고신-합신, 교단 합동 위한 첫 공식 상견례
입력 2011-12-20 21:32
‘긍정적 차원에서 합동을 추진하되 신중히 준비하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과 합신 합동추진위원은 20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교단 합동을 위한 첫 만남을 갖고 양측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이날 정치적 입장보다는 하나님의 섭리와 인도하심, 신학과 신앙의 하나됨 등을 언급하며 합동의 의미와 명분에 초점을 두었고 서두르기보다는 시간을 갖고 만남을 이어가자는 선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만남은 2009년 양 교단이 합동을 위한 교류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가진 공식 상견례였다. 두 교단은 그동안 임원 차원에서 두 차례 비공식 만남을 가졌고 최근엔 양측 총회장들이 교단 신학교를 방문해 설교하는 등 합동을 위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고신 정근두 총회장은 “고신과 합신 신학교에는 똑같은 표어가 있을 정도로 신학적 뿌리가 같다”며 “만약 합동이 이뤄지면 지난 100년간 장로교 분열 역사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신 권태진 총회장도 “합신은 고신 교단의 고결한 신학 철학을 존중하면서 교류해 왔다”며 “오늘은 자장면 먹고 헤어지지만 나중엔 잔치국수를 먹도록 노력해 보자”고 답했다.
합신 최홍준 전 총회장은 “부산의 경우는 고신과 합신 간 교류가 활발해 고신을 타 교단으로 생각해본 적 없다”며 “시한을 정해놓고 추진해야 일이 된다”고 말해 적극성을 보였다.
고신 윤희구 전 총회장도 “여러 어려움과 아픔을 넘어 우리가 합칠 수 있다면 산산이 쪼개진 한국 장로교회에 귀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우리 시대에 합동하지 못하면 또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에 부디 사명감을 갖고 추진하자”고 밝혔다.
이날 고신 측 위원들은 대부분 적극적으로 합동 추진을 시사했다. 반면 합신 위원들은 과거 예장 합동과의 합동 논의 과정의 아픔, 상대적 교세의 불리함에 따른 흡수 등 교단의 우려를 전달하며 다소 신중하자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신학교 교수들의 선(先) 교류, 신학과 신앙의 색깔이 비슷하다는 점에서는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합신 김훈 전 총회장은 “합신은 명분상 합동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지만 실제적 차원에서 불이익에 대한 염려가 많은 게 사실”이라며 “고신은 이 같은 입장을 알고 조급하게 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글·사진=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