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겨울나무에 맺힌 희망
입력 2011-12-20 18:11
가지마다 나뭇잎은 다 졌지만 초겨울 햇살이 스며드는 숲을 거닐 때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앙상한 가지를 올려다봅니다. 가만히 바라보니 낙엽이 되어 떨어진 그 자리에 가지마다 겨울 꽃같이 조그만 봉오리들이 솟아있습니다.
살아가는 동안 떠나가야 하는 것과 맞이해야 하는 것은 언제나 한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양입니다. 나뭇잎은 떨어졌지만 바로 새로운 봉오리가 돋아나니 말입니다. 우리 삶의 자리에서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언제나 새로운 것이 되어 찾아옵니다.
가지마다 돋아난 것은 조그맣습니다. 하지만 그 속에 생명이 있기에 이제 때가 되면 그 속에서 내년 숲을 온통 덮어버리는 나뭇잎이 나오게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해도 살아있다는 것은 곧 희망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 세상에 먼저 생명을 주시는 모양입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간다는 그 자체가 희망이라는 것을 나뭇가지의 작은 봉우리는 알려주고 있습니다. 생명이 있기에 하나님과 함께 하는 인생을 새로움으로 피어나게 될 것입니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