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이희호 여사·현정은 회장, 조문단 구성·방북 일정 논의
입력 2011-12-20 18:50
정부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방북 조문을 허용함에 따라 이희호 여사 측과 현정은 현대 회장 측은 조문단 구성과 방북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최경환 김 전 대통령 비서관은 20일 “이 여사께서 남편의 서거 때 북한에서 조문 특사단을 파견한 만큼 조문하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며 “이 여사의 구체적인 방북 일정 등은 정부와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조문 특사단을 서울에 보내 애도를 표한 바 있다.
정부 발표 직후 현대아산 관계자 역시 “아직 구체적인 방북 일정은 마련되지 않았지만 회장님이 최대한 예의를 갖추겠다고 말씀하신 만큼 조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과 남편인 고 정몽헌 회장에 이어 금강산관광사업 등 대북사업 바통을 이어받으면서 국내 재계 인사들 가운데 김 위원장과 가장 친분이 두텁다. 지난 2005년 7월에는 원산에서 처음으로 김 위원장을 독대했고, 2007년 11월 평양 방문 때도 얘기를 나눴다. 당시 김 위원장은 현 회장에게 특별기를 내주고 백화원 영빈관을 숙소로 제공했다. 2008년 7월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때도 이듬해 8월 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와 함께 방북해 묘향산에서 김 위원장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합의했다.
북한도 정주영 명예회장(2001년)과 정몽헌 회장(2003년) 타계 당시 각각 조전과 조문단을 보냈다. 북한은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2005년), 현영원 현대상선 회장(2006년), 현 회장의 시어머니인 변중석 여사(2007년)가 별세했을 때도 조전을 보냈다.
앞서 현 회장은 국내 기업들 중 처음으로 김 위원장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