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美·中·日, 北 안정적 관리 주력… 클린턴, 조의 표명

입력 2011-12-21 04:51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야기될지 모를 동북아 정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안정관리 모드를 취하고 나섰다.

미국은 북한에 조의를 표명하고 비핵화 조치를 희망하는 등 북한의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북한은 현재 국가적 추도기간에 있다”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안녕을 깊이 우려하며 이 어려운 시기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클린턴 장관의 성명은 김 위원장의 사망에 대한 미 정부 차원의 조의 표명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국무부 청사에서 겐바 고이치로 일본 외상과 회담한 뒤 가진 회견에서 “양국(미·일)은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과 역내 평화·안정 보장에 따른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해 안정적인 권력승계를 원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한국 미국 일본이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논의하는 3자 간 고위급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앞서 한·미·일이 함께하는 ‘콘클라베(비밀회의)’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먼저 일본 미국 한국이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날 조전을 통해 김정은 영도 체제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중국의 행보는 더욱 적극적이고 빠르다.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조기에 굳힘으로써 미국이 북한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할 여지를 최소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가 20일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을 방문, 집단으로 조의를 표했다. 후 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리창춘(李長春)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당·정·군 관계자들을 대동하고 이날 북한 대사관을 찾아 조문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