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對中 '핫라인' 불통… 후진타오 11시간 연결 안돼

입력 2011-12-20 01:16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끝내고 가장 먼저 한 일은 오후 2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였다. 미국시간 밤 12시에 오바마와 전화가 연결됐다. 북한의 사망 발표 2시간 만이다.

이후 오후 2시50분 일본, 오후 5시 러시아 정상과 차례로 통화해 한반도 안정을 위한 협력을 다짐했지만,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는 김 위원장 사망이 발표된 지 10시간이 지나도록 전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이날 밤 10시 현재 청와대는 후 주석과의 통화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주변국 중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나라다. 김 위원장 사망도 미리 통보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2008년 김 위원장 건강에 이상이 생긴 뒤로 외교안보 당국자들은 “대(對)중국 외교의 최대 목표는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한 핫라인 구축”이란 말을 자주 했다.

그런 중국과 사후 통화조차 어렵다는 건 대북 외교망에까지 구멍이 뚫렸음을 뜻한다. 현 정부 들어 한·미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발전하는 동안 중국과는 소원해져 왔다. 천안함·연평도 사태에서 중국이 북한을 거들며 한·중 관계에 균열이 드러났으나 정부는 이를 복구하지 못한 채 김 위원장 사망 사태를 맞은 것이다.

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