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북, 김정일 사망 발표직전 미사일 시험발사 왜… “성능개량 위한 통상 훈련 가능성”

입력 2011-12-20 01:12


북한이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직전 동해상에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북한이 올 들어 미사일 성능 개량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왔다는 점을 들어 상당수 북한 전문가들은 통상 훈련 차원이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임수호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식 발표되기 전 북한 내에서도 극소수만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는 김 위원장 사망과 상관없이 사전에 계획된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할 만큼 북한 내 이상 징후가 포착되지 않았다는 점도 통상 훈련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김 위원장 사망 발표 전까지는 모든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얘기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하부 군 단위까지 미리 통보됐으면 우리 정부도 파악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 사망 발표에 맞춰 의도적으로 미사실을 발사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 위원장 사망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군사력에 변함이 없으며 어떤 공격에도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주변국에 과시하려 했다는 것이다. 또 내부 결속을 꾀하는 다목적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저강도 무력시위를 통해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외부를 향해서도 군부의 혼란이 없다는 점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미사일은 사거리 120㎞ 정도에 그치는 단거리 미사일로 추청되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를 의도적으로 자극하기 위한 군사 도발로 보긴 힘들다는 견해가 많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경우 북한의 대외적 입지가 약화돼 오히려 위기 상황을 돌파하는 데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 군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북한 미사일이 발사됐음에도 이날 밤 8시가 넘어서까지 이 사실을 숨긴 채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해 빈축을 샀다. 한 국방 전문가는 “중대한 상황에서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도 국방부가 너무 안일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장희 유성열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