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北 발표 사망원인은… 아버지 김일성과 같은 ‘심근경색’
입력 2011-12-19 22:11
북한 김일성·김정일 부자가 같은 병으로 숨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급사로 몰고 간 원인은 급성 심근경색이다. 그의 아버지 김일성 주석을 숨지게 한 원인이기도 하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 교수는 “돌연사의 80% 이상이 급성 심근경색 때문이라고 알려질 정도로 심근경색은 평소 증상이 없다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심근경색은 혈액을 통해 심장에 산소를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혈전이라는 피떡이 갑자기 막으면서 극심한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따라서 갑자기 흉통이 발생하면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빨리 응급처치를 받아야 한다. 박 교수는 “심근경색이 발병할 경우 1시간 안에 막힌 심장혈관을 뚫어주는 치료나 약물치료를 바로 시도해야 하지만, 열차라는 특성상 김 위원장에게 취할 수 있는 조치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근경색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는 다양하다. 안 좋은 것은 비만과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흡연 등이다. 고지혈증은 혈액 내 지방질, 즉 콜레스테롤이 많은 상태를 일컫는다. 만성질환이지만 동맥경화증을 거쳐 심장병, 뇌졸중 등으로 발전해 중년 이후 돌연사의 주 원인이 된다. 또 당뇨를 앓게 되면 심장혈관의 동맥경화가 촉진돼 심근경색 발병 위험과 저혈당에 의한 심장 쇼크사 위험이 커진다.
추위도 한 원인이다.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 혈액이 굳고 혈관도 수축해 혈류가 막히기 쉽기 때문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순환기내과 김종진 교수는 “김 위원장 역시 고령에다 비만과 지병인 당뇨 등으로 혈관에 기름 찌꺼기가 끼어서 좁아지는 죽상동맥경화증이 상당히 진행돼 있는 상태에서 추운 날씨에 과도하게 노출돼 급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