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서해 5도 주민들 “2010년 같은 악몽 다시는 없어야”

입력 2011-12-19 18:34

북한과 가장 가까운 백령·대청·소청·대연평·소연평도 등 서해5도 주민들은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에 긴장하면서도 큰 동요 없이 생업에 종사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가정집과 식당 등에서 계속 TV뉴스 속보를 지켜보거나, 삼삼오오 모여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얘기들을 나눴다.

도발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을지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지난해 11월 북한의 포격으로 육지로 피난할 당시 주민대책위원장이었던 최성일(49)씨는 “지난해 같은 그런 일이 다시는 없어야 한다”고 걱정했다. 이어 “북한이 다시 도발해 올 경우 더 이상 살지 못한다. 당초 주민들의 요구대로 집단이주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 주민들도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고 있었다. 백령종합사회복지관은 평소대로 물리치료실, 다문화프로그램 등을 정상 운영했다. 조용근 사회복지사는 “김정일 사망 소식은 알고 있으나 평소와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백령면사무소는 직원 24명 전원을 투입해 대피소 66곳에 대한 점검에 들어가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한 대비를 했다. 대청도에서도 주민들은 평소처럼 평온한 모습을 보였다. 대청면 관계자는 “43척의 배가 나가 우럭잡이를 하는 등 평온하게 조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 대표 꽃게어장인 연평도에서는 이날 꽃게잡이 어선 16척이 출어해 바다에 설치한 어망 철수 작업을 벌였다. 이날 오후 2시쯤 귀항한 삼성호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소식은 섬으로 들어와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서해5도를 오가는 2개 항로, 3척의 여객선도 정상 운항했다.

해경 백령출장소 관계자는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 주변의 중국 어선들이 종적을 감췄다”고 전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