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당장 무슨 일 벌어지는 것 아니냐” 충격·불안

입력 2011-12-19 21:38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시민들은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건강 상태가 안 좋은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사망할 줄은 몰랐다”며 놀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생필품 사재기 등 혼란은 벌어지지 않았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가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지만 김 위원장 조문을 두고 벌써부터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은 19일 낮 12시1분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려졌다. 서울역과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TV 앞에 사람들이 몰려 통행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서울역에서 만난 김민정(28·여)씨는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충격적이라 믿기지 않았다”면서 “남북 간의 우발적 충돌이 빚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박모(25)씨는 “김정은 후계체제가 공고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내부 반발로 북한 체제가 붕괴하고 남북 간 전쟁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보수단체들은 정부가 조문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라이트코리아는 논평에서 “독재체제 유지와 군사력 강화에만 급급하던 독재자가 종말을 고했다”며 “정부는 종북세력이 북한으로 조문을 간다고 하면 절대 불허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도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수많은 북한 주민을 굶겨 죽인 그의 사망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반면 진보단체들은 우리 정부에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아울러 향후 남북관계를 위해 조문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경실련통일협회 명의로 성명을 내고 “정부가 일단 의전상으로라도 공식적인 애도의 뜻을 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도 홈페이지에 올린 공식 입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대형마트 등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쇼핑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라면이나 물, 우유, 쌀, 음료, 식사 대용품 등 생필품 판매 상황이 평소와 큰 차이가 없다”며 “사재기 등의 움직임은 없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도 “수시로 주요 매장 상황을 살펴봤지만 사재기 관련 움직임은 전혀 없었고 평상시와 같았다”며 “서울역점에서도 외국인 관광객 등이 차분하게 쇼핑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이도경 임세정 진삼열 김미나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