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현 상황은 北 체제 분수령” 美 한반도 전문가 분석
입력 2011-12-19 18:30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일 사망이 일단 북한의 대외정책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북한 체제가 불안정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한·미는 북한 급변사태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김정일 사망이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증폭시켰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일이 뇌졸중을 겪기는 했지만 그동안 비교적 건강하게 활동해 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갑작스런 사망은 지금 진행 중인 권력승계와 정권의 안정성, 북한의 안보 및 대외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단기간 내에 북한이 도발을 한다거나 군사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그러나 한·미는 후계자 김정은이 자신의 위상을 과시하기 위해 도발적 행동을 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실장은 “현 상황은 북한 체제의 분수령”이라며 “모든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은 북한 내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채널을 가진 유일한 나라”라며 “한·미는 김정일 뇌졸중 발병 이후 중국에 북한 불안정 사태에 대비하는 대화를 갖자고 요청했지만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제는 3국이 같은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빅터 차는 “현 시점에서 김정은이 북한을 이끌어갈 수 있을지 말하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권력기반 구축이 덜 됐고, 권력 승계와 관련된 새로운 이데올로기도 없는 상태”라고 말해 안정적 권력 승계에 대해 다소 회의적으로 예상했다.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신기욱 소장은 “북한 내부 정세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반도 주변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진다고 해서 무조건 위기상황을 상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