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北-中 접경 단둥, 특별한 징후 없이 평온… 공안당국은 돌발상황 대비 촉각 곤두세워
입력 2011-12-20 01:22
북한과 중국 간 접경지역인 단둥(丹東)에는 19일 현재 두드러진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단둥 공안 당국과 변경수비대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따른 북한 내부의 동요로 돌발적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잇는 조중우의교(朝中友誼橋) 부근에 공안이나 변방수비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단둥 세관에서는 이날도 북한으로 반입할 물품을 실은 트럭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수속을 밟는 등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그러나 단둥에 거주하는 북한 무역상들이 많이 찾는 1, 2마루(馬路) 부근 상가는 발길이 뚝 끊겨 한가한 모습이었다. 한 상가 주인은 “오늘은 물건을 구매하는 북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접한 뒤 외출을 삼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단둥은 물론 선양(瀋陽)의 북한 식당 대부분은 이날부터 김 위원장 애도기간인 오는 29일까지 영업을 중단했다. 단둥의 한 북한 식당 여종업원은 침통한 표정으로 “내부적인 일 때문에 당분간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콩 봉황TV는 “단둥에서는 모든 것이 정상”이라며 “단둥 지역에 있는 여행사에서 북한으로 여행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있는 주중 북한 대사관은 이날 김 위원장의 사망을 애도하기 위해 조기를 달았다. 북한 대사관 직원 3명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인 이날 11시40분(현지시간) 대사관 건물 옥상 깃대에 걸린 북한 깃발을 한 폭 끌어내려 조기로 게양했다.
이날 북한 대사관 주변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듣고 찾아온 외신 기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 공안은 북한 대사관 주변에 경력을 대거 배치해 폴리스라인을 치고 외신 기자들의 대사관 접근을 차단했다.
대사관 안에서 나온 한 젊은 북한 여성은 최고 지도자의 사망 소식에 눈물을 계속 흘리며 어디론가 향했다.
북한 손님들이 자주 드나들던 대사관 앞 북한 상가에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겼다. 학생들을 포함한 주민들에게는 모두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내부 지시가 하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밤늦게 다시 찾은 북한 대사관은 평소와 달리 오후 11시 넘어서까지 불이 켜져 있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