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13일 일정 장례… 北“외국 조의대표단 안 받겠다”

입력 2011-12-20 01:18


장례 절차와 장의위원회 구성

지난 17일 숨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는 1994년 사망한 아버지 김일성 주석 장례 때와 마찬가지로 13일 일정으로 치러진다. 장례 절차나 애도 기간, 조문 일정 등도 94년 당시와 거의 비슷하다. 북측이 이번에도 장례 기간을 길게 잡은 것은 국가적 애도 분위기를 최대한 길게 유지하면서 쿠데타 등의 불미스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승계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김일성 장례 절차와 흡사=19일 북한 매체들이 국가장의위원회 명의로 발표한 ‘공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애도기간은 17∼29일로 13일간이다. 또 조객은 20∼27일에 8일간 받으며 영결식은 28일 평양에서 열린다. 북측 장의위는 “애도 기간에 기관 및 기업소에서도 조기를 띄우며, 가무와 유희, 오락을 하지 않도록 한다”고 공지했다.

94년 7월 8일에 숨진 김 주석 장례 역시 애도기간은 8∼20일로 13일간이었다. 조객도 11∼18일 8일간 받았고 영결식은 19일에 개최했다. 94년 때와 마찬가지로 북측은 이번에도 외국 조의대표단을 받지 않기로 했다. 장례기간 대내적 혼란 가능성에 대비, 내부 사정을 밖으로 노출시키지 않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영결식 이튿날인 29일에는 중앙추도대회가 개최된다. 대회가 거행되는 시각에 평양과 각 도 소재지에서 조포를 쏘며 전체 인민이 3분간 묵도를 하고 모든 기관차와 선박이 일제히 고동을 울리게 된다. 북측은 94년 당시에도 영결식 이튿날 추도대회를 통해 내부단결과 김정일 체제로의 권력이양을 대내외에 과시했었다.

김 위원장의 시신은 현재 김 주석 시신이 안치돼 있는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됐다. 평양 대성구역의 모란봉 기슭에 위치한 금수산기념궁전은 부지면적 350만㎡, 지상 건축면적 3만4010㎡이다. 김 주석이 생전 관저로 사용하던 곳이었지만 95년 7월 기념궁전으로 재개관했다. 90년 10월 제2차 남북고위급회담 때 강영훈 국무총리를 비롯한 남측 대표단이 이곳에서 김 주석과 면담했었다.

◇김정은 필두로 장의위 구성=북한은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등을 비롯해 232명으로 장의위원회를 구성했다. 북측 매체가 김정은의 이름을 제일 먼저 호명해 사실상 장의위원장 역할을 맡을 것임을 시사했다. 94년에는 장의위원이 273명이었다. 노동당과 군 등 북한 권력 실세들이 다 포함돼 있는 장의위는 장례기간 중에는 최고권력기관이자 집행기관 역할을 하게 된다.

김정은에 이어 대외적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이름이 두 번째로 명단에 올랐고 최영림 내각 총리, 이영호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전병호 내각 정치국장,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부위원장, 강석주 내각 부총리 등의 순이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과 김 부장의 남편이자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각각 14번째, 19번째였다. 대남통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15번째였다. 94년에는 김 위원장이 장의위원장을 맡았었고 이종옥·박성철·김영주 부주석 등 혁명 1세대들이 장의위 명단 앞부분을 차지했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