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김일성 사망 땐 올랐지만 이번엔 ‘후계구도 불안정’에…
입력 2011-12-19 21:38
“장기적 리스크” “일시적 악재” 의견 팽팽
주식시장에서 1994년과 2011년은 달랐다.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94년 코스피는 예상을 깨고 한동안 상승했다.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19일 코스피는 한때 시초가 대비 78.89포인트나 주저앉았다. 이를 두고 일시적인 악재에 불과하다는 의견과 북한의 불명확한 후계구도로 인한 장기적인 리스크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 주석 사망 소식이 발표된 94년 7월 9일 코스피는 오히려 전날보다 0.78% 오른 956.4를 기록했다. 1거래일 후 948.8로 떨어졌지만 이후 이틀 연속 960선을 넘어서는 등 장기간 보합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 역시 단기적인 충격에 불과할 뿐 곧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연평도 포격 도발이나 연평해전 등 북한발(發) 악재가 터질 때마다 증권시장의 충격은 10여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드물었다.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의 불안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기 때문에 오히려 단기 매수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후계자 김정은으로의 권력 이양이 확실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 팀장은 “지금은 글로벌 경제가 불안한 데다 외화시장도 개방돼 있어 상황이 다르다”면서 “권력 다툼이 조기에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이번 악재가 단기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김 주석 사망 때와는 달리 북한의 후계구도가 불명확해 시나리오 만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