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DJ·盧정부 인사들 “충격적”… 이희호 여사 “조문하는게 도리라 생각”

입력 2011-12-19 21:41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대북 업무를 담당했던 이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하나같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애도를 표하는 이도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19일 “깊은 애도를 표하며 북측 동포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고 최경환 대변인이 전했다. 이 이사장은 김 위원장의 조문 문제에 대해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조문특사단을 서울에 보내준 만큼 조문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재단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김 위원장의 급서 소식에 조의를 표하며 유족과 북한 동포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재단은 정부에 요청해서 조의전문을 별도로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6·15공동선언 성사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김 위원장과 몇 차례 만났던 민주통합당 박지원 의원은 “우리 정부나 미국 모두 김 위원장이 앞으로 3∼5년 정도는 더 살 수 있는 것으로 보지 않았느냐”며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내년에는 미국과 한국의 정권교체, 중국의 권력이동 등으로 한반도 주변 역학관계가 변하게 된다”며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강성대국의 해로 선언한 내년이 되기 전에 북핵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적 지원도 받을 가능성이 컸다”고 아쉬워했다.

국민의정부 마지막 통일부 장관, 참여정부 첫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장관은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 국제정세에 대해 소상히 파악하고 있었다”며 “장기간 권력을 쥐고 있을 만한 능력을 가졌던 인물”이라고 회고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이었던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에 직접 가지는 않았지만 전체 준비를 맡았었고 회담 상대방이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애도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2007년 3월 평양을 방문했던 이해찬 민주당 상임고문은 “내년이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모두 권력이 교체되는 미묘한 시기인데 김 위원장이 급서해 대단히 위중한 상황”이라고 평했다.

통일부 장관으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과 10·4 남북정상선언 산파역을 했던 이재정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최고지도자 사망으로 북한 사회가 어느 정도의 충격은 받겠지만 이미 김 위원장 이후를 대비한 준비를 해뒀기 때문에 큰 혼란은 없을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도 정상회담을 위해 노력해온 만큼 정부가 정중한 조의를 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