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백지위임에 담은 ‘마운드 열정’… 박찬호-한화 첫 연봉협상
입력 2011-12-19 17:55
‘코리안 특급’ 박찬호(38)가 연봉을 한화 구단에 백지위임하고 이르면 20일 공식 입단식을 가진다.
19일 한화 구단에 따르면 박찬호는 이날 오후 서울에서 가진 첫 연봉 협상에서 구단에 계약을 ‘백지위임’했다. 당초 속전속결로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던 한화 구단은 20일 계약을 마무리하고 공식 입단식을 하기로 했다.
박찬호와 노재덕 한화 단장은 이날 서울 강남 모처에서 공식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박찬호가 내년부터 한국에서 뛸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린 지난 13일 이후 6일 만이다. 이 자리에서 박찬호가 계약에 대한 것을 모두 구단에 위임하고 훈련에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입단 협상이 급진전됐다.
국내 복귀가 결정된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한화에 감사의 뜻을 표한 바 있는 박찬호는 이날 협상에서도 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설 수 있도록 도와준 한화 측에 거듭 감사 표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단장은 “우리 구단에서 먼저 박찬호의 국내 복귀에 적극 나서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박찬호도 고향 연고지 팀에서 마지막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게 돼 기뻐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문제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박찬호가 뜻밖의 제안(백지위임)을 해서 깜짝 놀랐다. 아무래도 계약이 늦어질수록 훈련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박찬호도 빨리 마무리짓고 싶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모은 박찬호의 연봉과 관련해 한화는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한화는 그동안 박찬호에게 에이스인 류현진(4억원)보다 더 많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구단으로서는 류현진과 비슷한 수준에서 박찬호에게 성의를 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 단장은 “박찬호와의 계약에 어느 정도 기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박찬호가 구단에 위임했기 때문에 다시 생각할 것이다. 원래 설정했던 기준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이날 내부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을 내린 뒤 20일 계약을 마무리하는 한편 입단식을 치르기로 정했다.
한편 한화는 내년부터 박찬호의 이름을 활용한 야구대회나 장학사업 등을 별도로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찬호가 개인적으로 유소년 야구 발전을 위해 캠프 등을 열고 있는 것을 감안해 ‘박찬호기 유소년 야구대회’(가칭) 등을 창설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