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에서 독립투사로 박상진 의사 일대기 애니메이션으로 재조명

입력 2011-12-19 18:04


우리나라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울산 출신 고헌(固軒) 박상진(1884∼1921·사진) 의사의 일대기가 학생들의 손에 의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만화·애니메이션·게임개발 분야 특성화고인 울산애니원고등학교는 19일 오후 박 의사의 삶을 다룬 애니메이션 ‘고헌 박상진 의사, 이루지 못한 꿈’의 상영회를 가졌다. 이 학교 2, 3학년생 97명이 2009년 11월부터 25분 러닝타임의 2D 애니메이션 제작에 돌입해 2년여 만에 완성했다.

학교 관계자는 “박 의사의 일생을 통해 점점 개인주의화돼 가는 요즘 청소년에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올바른 삶의 길을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판사였던 박 의사는 탄탄대로의 삶을 버리고 독립투사로 변신, 친일 부호와 악덕 관리 살해를 교사하고 내란을 주도했다. 그는 1921년 8월 13일 일제에 의해 대구형무소에서 사형당해 37세의 짧은 삶을 마감했다.

작품 속에는 일제와 친일파를 처단하고 군자금을 모아 청산리대첩과 같은 만주 무장독립투쟁의 초석을 다졌던 박 의사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박 의사와 그가 독립운동의 길에 나서게 된 결정적 역할을 한 스승 허위, 광복회 만주총사령관이자 청산리대첩을 이끈 독립운동가 김좌진이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또 박 의사의 어린시절 친구이지만 자라면서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친일매국 행위를 하게 되는 ‘만도’라는 가상인물이 등장, 작품에 긴장감을 더한다.

학생들은 시대에 맞는 건물양식과 거리 분위기 등의 자료를 수집하고, 서대문형무소를 답사했다. 당시 죄수복과 간수의상, 형무소 내부와 외부의 실제 모습 등을 최대한 작품 속에 담으려고 노력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