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종군 간호사 출신 스웨덴 요나손씨 부부, 거액 장학금으로 이어진 ‘한국 사랑’

입력 2011-12-19 18:03

한국전쟁에 참가했던 스웨덴의 전직 간호사가 카이스트(KAIST) 학생 장학금으로 거액을 쾌척해 끝없는 한국 사랑을 이어갔다.

카이스트는 스웨덴의 쉐스틴 요나손(88·여)씨 부부가 지난 6월 말 스웨덴 왕립공대(KTH)에 7000만 크로나(118억여원)를 기부하면서 기부금 일부를 한국 대학과의 교류 사업에 써 달라고 했다고 19일 밝혔다.

KTH는 웁살라대학과 함께 스웨덴을 대표하는 세계적 대학이다. 민간기업 연구인력과 벤처기업인을 다수 배출했다. 요나손씨의 기부액은 KTH 역사상 개인으론 최대다. 의사로 일하다 은퇴한 그녀의 남편이 이 학교 출신이며 주식투자 등으로 많은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KTH가 기부금 일부를 카이스트에 지원키로 한 것은 요나손씨와 한국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요나손씨는 1951년 한국전쟁 당시 28세 나이로 부산 스웨덴야전병원에서 종군 간호사로 6개월간 근무하며 수많은 부상자를 치료했다.

60여년이 흐른 지금도 자신을 잊지 않고 해마다 감사의 뜻을 전해 오는 한국 정부에 감명받아 통 큰 기부의 뜻을 KTH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부터 카이스트와 학생 교류 사업을 지속해 온 KTH는 카이스트 장학생 초청 사업에 5년간 1000만∼1500만 크로나(17억∼25억원)를 지원키로 결정했다.

카이스트는 내년 8월부터 매년 석사과정 학생 10∼12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KTH를 비롯한 스웨덴 과학기술 연구 기관과 단체 등에 파견할 예정이다. 서남표 총장은 “한국과 스웨덴의 과학기술 분야 실질적 교류협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카이스트 유창동 글로벌협력본부장은 스웨덴의 KTH를 직접 방문해 요나손씨 부부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주 스웨덴 한국 대사관도 지난 8월 부부를 만찬에 초청,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국 대사관 측은 지난달 7일 국가보훈처 추천 훈장을 수여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