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 중장년층은 잘 안걸린다?… 천식에 대한 잘못된 상식 4가지
입력 2011-12-19 17:36
천식 환자들이 찬바람을 경계해야 할 때다. 천식 증상은 요즘처럼 기온이 낮아지고 자주 찬바람이 불 때 악화되기 쉬운 까닭이다. 차가운 공기가 기도로 들어가면 기관지에 자극을 주고 기도가 좁아져 기침 등의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이다.
천식은 폐 속의 기관지가 알레르기 염증 반응으로 인해 좁아지거나 부어올라서 숨이 차게 되는 병이다. 주로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천명),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고 가래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가 천식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과 환절기 올바른 관리법에 대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신종욱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천식 약과 감기약을 같이 먹으면 안 된다?=천식 환자들은 감기나 독감에 잘 걸리고, 또 심하게 앓는 경우가 많다. 감기에 걸리면 기관지에 바이러스가 침투, 천식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천식 환자들이 겨울철 감기 예방과 치료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환자들 중에는 감기약과 천식 약을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감기치료를 받을 때 임의로 천식 약을 중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행동은 오히려 천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는 알레르기·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기존의 천식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옳다. 단, 5∼10% 정도의 성인 기관지천식 환자는 아스피린이나 이와 유사한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심한 기침 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런 아스피린 알레르기를 보이는 천식 환자들은 감기 치료 시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의 해열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천식은 나이가 들면 잘 안 생긴다?=천식은 소아·청소년 시기에 생기는 병이므로 중·장년층에게는 잘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이 병은 나이와 상관없이 전 연령층에서 생길 수 있다. 천식은 소아·청소년기에 급증하다 20∼40대에 다소 주춤하고 50세 이상의 연령에서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08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천식 유병률은 3% 내외이다. 이 중 50대 이상 장·노년층은 전체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특히 노인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노화의 영향으로 폐를 둘러싼 흉벽이 뻣뻣해지고 호흡을 유지하는 근육들의 힘이 약해지면서, 천식에 더욱 취약해지는 탓이다.
◇기침 발작을 막으려면 폐활량을 늘려야 한다?=천식 환자는 운동을 하거나 일상생활을 할 때 숨이 차는 증상을 겪게 된다. 일부 환자는 이러한 증상을 폐활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으로 여겨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등산, 자전거타기, 조깅 등의 운동을 무리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겨울철 이른 시간에 조깅이나 등산을 무리하게 하는 행위는 오히려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찬 공기가 기관지를 더욱 자극하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식 환자들에겐 폐활량을 늘리기 위해 무리한 운동을 하기보다는 기침 발작을 유발하지 않는 정도의 가벼운 활동이나 산책이 더 권장된다.
천식에 좋은 대표적인 운동은 수영이다. 천식은 주변 공기가 건조하면 증상이 심해지는데, 물에서 하는 활동은 기도를 촉촉하게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단, 수영을 한 다음에는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지 않도록 보온 관리에 유념해야 한다.
◇흡연은 나쁘지만 술은 상관없다?=담배는 천식을 악화시키는 주요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는 반면 술은 천식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알코올 역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천식환자는 금연, 금주 실천이 둘 다 필요하다.
특히 와인과 같은 주류 속에는 아황산염 성분이 들어있는데, 일부 천식 환자는 이 물질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갑자기 기관지가 수축하는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아황산염은 음식이 상하고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존제로 쓰이는 식품첨가물이다. 말린 과일, 과즙, 맥주, 감자, 새우 등에도 함유되어 있다. 아황산염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는 술 마시기는 물론이고 이들 아황산 함유 음식 섭취도 피해야 한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