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골라내는 검사기 국산화 성공

입력 2011-12-19 17:41


그동안 진입 장벽이 높아 미국과 독일, 일본이 독점해온 자동 액상(液狀) 암세포 검사기를 국내 한 바이오 업체가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국내외 병리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셀앤텍바이오(대표 김유순)는 19일 기존 외국산 장비에 비해 처리 속도가 월등히 빠르고 정확한 ‘셀 스캔(Cell Scan)’ 시스템(사진)을 개발해 약 6000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얻게 됐다고 밝혔다.

셀 스캔은 말 그대로 돌연변이로 병든 세포만을 깨끗하게 가려낸다는 뜻이다. 자궁암, 폐암, 식도암, 갑상선암, 방광암, 위암, 신장암, 요도암, 십이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선별 검사에 적용이 가능하다.

셀 스캔 시스템은 특히 검체를 장착하면 장비가 모든 과정을 스스로 진행해 암세포를 자동으로 걸러주도록 돼 있다.

지금까지 우리 몸의 세포가 암세포 등 병든 세포나 각종 세균에 오염돼 있는지를 확인할 때 1차적으로 사용된 세포검사는 ‘직접 도말법’이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우리 몸에서 탈락된 세포를 채집, 유리 슬라이드 판에 올려놓고, 특수 염색약을 뿌리고 응집하는 정도를 관찰해 비정상세포를 걸러내는 검사법이다.

하지만 검사자가 손으로 직접 검체를 문지르기 때문에 세포가 변형되거나 여러 겹으로 겹쳐져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게 단점이다. 검체 속에 세포 외에도 단백질이나 혈액 등이 섞여 있어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점도 있다. 따라서 이 도말검사의 양성 예측률은 40∼60% 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오진의 위험성도 높았다는 얘기다.

액상세포검사법은 직접 도말법의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탈락 세포만을 선별하고, 그중 비정상 세포만을 정확하게 분리해 암세포인지 단순 세균 오염 세포인지를 가려낼 수 있게 고안됐기 때문이다.

김유순 셀앤텍바이오 대표는 “특히 셀 스캔의 경우 장비 내에서 자동으로 탁도 검사가 이뤄지고 판독에 가장 적합한 상태로 세포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장착, 정밀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시험결과 기존의 미국과 일본, 독일제와 비교해서도 사용하기 간편할 뿐 아니라 성능도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